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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잘페구리에서 실리구리까지, 다시 실리구리에서 다르질링까지 가는 지프를 탔다. 이동거리가 꽤 긴 편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지프를 추천했다. 역 앞에서는 지프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일단 빈 지프에 타고, 모든 자리에 사람이 채워지면 출발하는 방식이었다. 역시 가격 협상을 한 후에 지프에 올랐다. 내 배낭을 포함한 사람들의 짐은 모두 지프의 천장에 묶였다. 실리구리까지는 일반적인 도심을 지나고 평지를 이동했다. 실리구리에서 출발한 지프는 산속 도로를 오르면서 마을이 나타나면 사람들을 태웠고, 다른 마을이 나타나면 사람들을 내렸다. 그 인원도 제각각이어서 바닥에 앉는 사람이 생길 때도 있었다. 나는 앞좌석에 탔기 때문에 자리가 고정되어 있어 자리를 좁힌다거나 할 필요는 없었다. 바닥의 요철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다이내믹한 승차감에 머리를 조심해야했다. 분명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길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계속 이어져있었다. 이렇게 올라가도 되나 싶을 때쯤 지프가 멈춰 섰다. 이곳이 다르질링인가 하고서 내렸는데 잠깐 쉬었다가 올라간다고 했다. 사람들은 저마다 군것질거리를 사고 마실 것을 마셨다. 나에게도 권했지만 나는 내 배를 가리키며 얼굴을 찌푸리는 것으로 나의 상태를 설명하며 거절했다. 주변을 돌아봤다. 아래쪽 끝도 위쪽 끝도 보이지 않았다. 속을 한 번 비우고 갈까 싶어 화장실을 물어봤다. 벽과 천장만 있던 화장실에선 어떤 아저씨가 큰일을 치루고 계셨다.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돌아와 지프에 앉았다.
다르질링이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열차 레일이 보였기 때문이다. 정식 열차가 다니는 것은 아니고, 별칭 토이트레인인 작은 열차가 다니는 길이다. 토이트레인은 무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속도가 매우 느리고 매연이 엄청난데다가 비싸기까지 하다는 이야기에 타보진 않고 구경만 할 생각이었다. 올라가는 길에 만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지만 볼 수는 없었다.
레일을 지나치고도 한참을 더 올라갔다. 이미 몇 개의 마을을 지나쳤기 때문에 새로운 마을이 나와도 ‘혹시 이곳이?’ 하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멍하니 창밖 풍경을 보다가 반가운 광고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 높은 곳에 무려 캔터키프라이드치킨이라니. 꼭 먹어 주리라. 그렇게 다짐하며 나는 지프 밖으로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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