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법 짧글 2016. 10. 14. 01:29

 

당신의 왜 시간이 빨리 가는 줄 아세요? 우리의 뇌는 아주 효율적인 장치에요. 매일 똑같은, 혹은 비슷한 경험을 하면 우리는 그 경험들을 따로 기억 할 필요가 없어요. 돌이켜보자고요. 우리 어렸을 때는 하루가 길었고, 일주일이 길었잖아요. 하루하루가 익숙하지 않은 경험들이었던 거죠. 하지만 똑같은 패턴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를 보내도 딱히 기억할 일들이 남아있지 않죠. , 하루하루 다른 경험들을 하는 사람의 시간과, 일주일을 통째로 복사해서 매주 붙여넣기를 해도 별다른 구분이 잘 안 되는 사람의 시간은 달라요.

 

시간이 다르다는 것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할게요. 당신의 상상이 필요해요. 지금부터 1시간에 해당되는 길이를 생각해보세요. 이를테면 당신은 1시간을 1미터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저는 1시간을 50센티미터라고 생각할게요. , 우리의 시간은 달라요. 헛소리라고 생각하나요? 아인슈타인이 한 이야기에요. 영화에서도 종종 나와요. 우주여행을 하고 돌아왔더니 다른 사람들은 늙어있죠. 과학적으로는 중력이며 시공간이며 여러 가지 요소들이 들어가겠지만 그것까지는 필요 없을 것 같아요. 단지 시간이 절대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두자고요.

 

그렇다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가상의 ''를 생각해 볼게요. 그는 매일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직장인이에요. 어디에나 있을만한 그런 인물이죠. 그는 빨리 죽을거에요. 절대적인 나이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그에게는 딱히 기억할 것이 없죠. 대신 시간이 빨리 지나가니 월급을 빨리 받겠네요. 연봉도 빨리 오를 거구요. 죽음 직전에 주마등이 지나간다고 하잖아요? 인생의 순간들을 보여준다는. 그의 마지막 순간에 스치는 주마등에서 수십 년분의 직장생활들은 몇 장면 되지 않을거에요. 그가 몇 살에 죽었는지는 몰라도 저는 그가 빨리 죽었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오래살 수 있을까요? 매일 반복되는 일을 하는 직장을 때려치울까요? 그럴 수는 없죠. 생존과 관련된 문제니까요. 가장 편리한 방법은 다른 관점들로 하루를 관찰하는 거예요. 마치 어린아이처럼 말이에요. 조금 부지런하다면 일기를 쓰는 것도 좋아요. 어제와 다른 오늘을 구분해내서 적어두는 거죠. 일기를 매일 쓴다면 일 년이면 365개의 다른 하루들을 산거에요.

 

, 생각해보세요. 작년 한 해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얼마만큼의 기억이 남아있나요? 나머지 시간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거죠?

 

부정적인 것들에, 혹은 긍정적인 것들에 빠지지 말아요. 저는 무조건 긍정적인 것들만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요즘의 트렌드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부정적인 것들을 억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부정적인 것들을 회피하는 것 모두가 삶을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삶은 연속적인 힘겨움 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그 어려움들을 견디며 관찰하고 곱씹어봐야 해요. 오늘 하루도 잘 견뎠구나, 생각하면서 사는 거죠.

 

역시 적다보니 전개가 엉망이 됐어요. 글을 잘 쓰려면 마무리까지 잘 해야 될 텐데 아직 멀었어요. 사실 이 글을 쓰면서 쓸 이야기가 생각이 안날 때마다 이렇게 적었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어요.

 

그냥 대충 사는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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