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우리는 각자 다른 미감을 가지고 있다. 한 사람의 미감을 놓고 봤을 때, 대부분은 학습된 것이고, 나머지 부분은 개인마다 다르다. 개인의 미감을 취향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개인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아름다움의 추구는 각자의 어떤 철학 보다도 본능적인 것이다. 아니, 철학도 아름다움의 범주에 들어갈 것이다.
비슷한 이유로 자신의 미감에 맞지 않는 것을 피하고 반대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학습된 미감은 대체로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냥 검은 티셔츠보다 브랜드 로고가 작게 박힘으로써 느껴지는 어떤 더 나은 느낌 말이다. 작은 로고는 많은 함의이며, 어떤 가치를 지니고, 그것을 아름답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모두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예술가라고 할 수 있다. 예술 작품은 우리 자체, 우리의 삶인 셈이다.
여기부터는 나의 미감이 들어가게 된다.
대부분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그러니까 앞에서 브랜드 로고로 대표되는 것들로 꽉 채운 라이프스타일을 우리는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 돈은 희소하며 희소한 것은 가치가 있으며 가치가 있는 것은 아름답기 때문이다. (삼단논법에 따르면 돈은 아름답다)
하지만 우리 모두 예술가라는 점에서 더 나은 차원의 예술은 엣지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 로고 라고 한정지을 수 없는 어떤 비언어적 감동을 줄 수 있을때 우리는 더욱 아름답다고 느낀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유행이라는 것을 아름답다고 학습하면서도 끔찍하게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흔한 것은 아름답지 않다. 정강이까지 덮는 거대한 패딩이 길거리를 덮는다.
지금 나는 롱패딩이 혐오스럽기만 하지만, 곧 아름답다고 느끼면서 혐오하게 될 것이다.
특별한 어떤 것이 우리를 아름답게 한다. 그 어떤 것은 각자의 미감, 그 중에서도 학습되지 않는 영역에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RECENT COMMENT